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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웅 대외협력처장, 전자신문 기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이석호
  • 등록일 : 2012.10.23
  • 조회수 : 2039

[ET단상] 작은 것이 아름답다

 

김경웅 대외협력처장

 

  지난 주말 학생들과 함께 황금빛으로 물든 학교 주변 가을 들판을 산책했다. 고개 숙인 누런 벼들 사이로 커다란 쭉정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쭉정이는 보기에는 크고 낱알도 굵을 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속은 텅 비어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허당이다.

  반면에 키 작은 벼들은 속이 꽉 찬 열매를 하나 가득 머금고 있었다. 가을 들녘의 대조적인 풍경이다.

  우리 속담에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 겉모습은 작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내실 있는 사람과 사물 등을 표현할 때 흔히 사용한다.

  독일 출신의 실천적 경제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에른스트 슈마허도 그의 역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에서 작은 것에 의한 진정한 발전을 역설했다.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에 빛나는 양학선 선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양 선수는 키 160㎝에 몸무게는 50㎏이 조금 넘는다.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 최고의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체조 역사를 새롭게 썼다.

  체조는 고대에 기원을 두고 있다. 특히 도마는 로마 제국 시대에 신병에게 승마술을 가르치기 위해 목마를 만들고 거기에 뛰어오르고 내리도록 한 훈련에서 비롯됐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도마 종목의 역사는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가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유옥렬, 여홍철로 이어져 상당히 짧은 편이다.

  우리나라 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처럼 짧은 체조 역사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도약을 이뤄낸 것이다.

  최근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조사한 대학 순위 결과가 발표됐다. 종합대학평가에만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향후 순위 향상을 위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대학평가는 대학 및 졸업생의 인지도·평판도 등의 정성적인 요인과 교수 일인당 논문 피인용 횟수나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 같은 정량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미국 최고 대학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은 QS, THE(Times Higher Education) 등 여러 기관의 대학평가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칼텍은7개의 학부(Division)에 학생 2000여명, 교수 300명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를 32명이나 배출했다.

  또 화성에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보내 지구에 각종 정보를 전송하고 있는 과학기술도 칼텍에 소속된 JPL(Jet Propulsion Laboratory)의 연구 결과물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아직 학부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아 종합평가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횟수에서 세계 7위, 아시아 1위라는 성과를 이뤘다.

  전체 교수진이 120명 안팎인 작은 대학에서 이룬 놀라운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가 반짝 하는 일회성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10위권을 유지한 결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논문 피인용 수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1위에서 8위까지의 대학 대부분이 수백년의 전통을 가진 대학이고 오직 광주과학기술원만이 2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대학이다.

  비록 역사는 짧고 광주라는 지리적 약점이 있지만 교수, 교직원, 학생이 연구개발에 매진하면서 결실을 얻고 있다.

  양학선 선수처럼 광주과학기술원과 같은 작은 대학의 성과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또 다른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콘텐츠담당 : 대외협력팀(T.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