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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Excellence

엄격한교수평가 연구실적아시아1위낳았다

  • 김효정
  • 등록일 : 2009.12.08
  • 조회수 : 3913

광주과기원 "논문 인용 1위" 비결은
SCI급 논문 안쓰면 승진·정년 심사서 탈락
학기당 1개 과목만 강의 연구 집중할 환경 조성

3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정보통신공학과 영상통신연구실에서 만난 박사 과정 5년차 이은경(31)씨는 피곤한 모습이었다. 3차원 TV 분야를 연구 중인 이씨는 "프로젝트 발표가 있어 전날 2시간밖에 못 잤다"고 했다.
 
이씨는 기숙사에 머물면서 평소 오전 9시쯤 연구실에 도착해 오후 10시까지 연구한다. 수업 발표가 있는 날엔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 날 아침 기숙사로 돌아가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온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논문도 부담이다. 졸업을 하려면 SCI(과학기술논문색인) 논문을 두 편 이상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3차원 TV는 전 세계적인 핫 이슈이기 때문에 논문이 많이 나오고 심사 기간도 들쭉날쭉하다"며 "논문 수보다 질이 더 중요한 만큼 쉴 수가 없다"고 했다.

지스트의 교수·학생은 모두 이씨와 같은 부담을 안고 있다. 훌륭한 연구 실적이 있어야 교수는 승진하고, 학생은 졸업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지스트의 교수·학생들은 "엄격한 평가 기준이 좋은 연구 실적을 내는 최고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지스트는 올해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실시한 "2009 세계대학평가"에서 "교수당 논문 인용수" 분야에서 아시아 1위, 세계 14위를 차지했다. SCI 논문 수에서는 지난 12년간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스트가 서울대·카이스트 등을 제치고 이런 놀라운 성적을 낸 데는 일찍부터 "경쟁과 평가" 시스템을 가동한 덕분이었다.






 



3일 GIST 실감방송연구센터에서 이은경(오른쪽 두번째)씨 등 정보통신공학과



학생들과 호요성 교수(오른쪽)가 함께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3차원 TV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픔 없는 성장은 없다"

올해 개원 16주년을 맞은 지스트는 개원 초부터 연구 실적을 인사 고과에 반영해왔다. 일정 수 이상의 SCI급 논문을 쓰지 않으면 승진 심사에서 탈락시킨다. 이는 정년보장(테뉴어·tenure) 심사 때도 마찬가지다. 승진 심사에서 통과될 확률은 50~70%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엄격하다. 최근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교수 철밥통 깨기"는 지스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해온 "관행"에 가깝다.

연구의 양뿐 아니라 질적인 부분도 평가된다. 교수가 승진 심사를 신청하면 같은 학문 분야의 외국 저명 교수로부터 의견을 받아 심사에 반영하는 "동료 평가(peer review)"를 거친다. 최희철 대외협력실장(환경공학과)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같은 전공 교수에게 의견을 물으면 한 사람의 학문 수준을 대부분 알 수 있다고 본다"며 "훌륭한 논문을 많이 쓰지 않으면 그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은 5년 전부터는 교수 평가에 학술지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지수인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도 도입했다. 임팩트 팩터가 높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연구의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겠다는 뜻이다.

이관행 대학장(기전공학과)은 "교수에 대한 엄격한 평가 없이 대학의 발전은 없다"며 "개원 초 많은 교수들이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지금껏 쌓아온 성과를 보고 아픔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지스트의 연구 성과에는 훌륭한 "연구 환경"도 크게 작용했다. 교수들에게 학기당 1개 과목만 강의하도록 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도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통학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다.



 






 
◆학부생 100명 첫 선발

지스트는 개원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만 있었지만, 내년부터 학부 과정을 개설한다. 선우중호 지스트 원장은 "학부 때부터 기초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고급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선발된 학부생들은 2년간 전공 구분 없이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수학 분야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게 된다.

이관행 대학장은 "노벨상 수상자를 서른 명 이상 배출한 미국의 "칼텍(캘리포니아공대)"을 벤치마킹해 교수와 학생이 1:1 멘토 시스템으로 묶인 "소수 정예 연구 중심 대학"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칼텍과 교수진과 학생을 교류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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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7 조선일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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