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미디어센터

A multimedia mosaic of moments at GIST

People

국제적 식견을 가진 지도자 (양봉렬 대외부총장 광주매일신문 기고)

  • 남궁수
  • 등록일 : 2012.03.12
  • 조회수 : 1875

국제적 식견을 가진 지도자

(양봉렬 대외부총장 광주매일신문 시론 컬럼)

 

대외부총장

 

금년에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차례로 치를 예정이다. 이 두 선거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대외여건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매우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가운데 진행되게 된다. 즉 금년에는 유난히도 주요국가의 지도자 교체가 많다. 지난주에는 러시아대통령선거가 실시되어 푸틴이 다시 선출되었고, 4월에는 프랑스, 그리고 10월 중국, 11월 미국 등에서 국가 지도자선출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지난 12월에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3대 권력세습이 이미 이뤄진 북한의 정세가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 게다가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따라 동아시아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유럽의 경제위기로 세계경제의 미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이 엄중한 국제정세를 잘 헤아려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고 국가발전을 지속하려면 우리에게 그 어느 때 보다도 국제적인 식견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국제적 식견이 있는 지도자의 유무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경험을 살펴보자.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1933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와 국교를 수립하였다. 그 스스로 공산주의에 반대하였기 때문에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으나, 독일의 히틀러와 일본의 군국주의 세력의 발호를 견제하는 세력 균형을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의 세계정세를 꿰뚫는 안목이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을 때 크게 빛을 발하게 되었다. 러시아가 연합국의 일원으로 독일과 일본에 맞서 싸우게 되었기 때문이다. 닉슨대통령 또한 1972년 역사적인 중국방문을 통해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였다. 소련을 다루는데 유용한 지렛대로 중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키신저를 밀사로 파견하여 아주 비밀리에 추진되었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표됨으로써 닉슨쇼크로 불릴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 이후 데탕트 시대가 열리고 궁극적으로는 민주진영의 승리로 냉전이 종식되게 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탁월한 외교관은 고려시대의 서희였다. 그는 993년 북방의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가 침범해 왔을 때 왕을 비롯한 조정대신들이 땅을 떼어주고 화친하자는 주장을 물리치고 협상에 나서 침략군의 수장인 소손녕과 나눈 담판에서 오히려 강동 6주를 얻었다. 이는 신라 삼국통일이후 청천강 이남으로 축소되었던 영토를 압록강까지 넓히는 쾌거이었다. 신흥세력인 요나라와 기존세력인 송나라간의 세력다툼을 꿰뚫어 본 서희는 요나라의 목적이 우리 땅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기들 편으로 끌어 드리는데 있음을 간파하였다.

반면 19세기 말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은 과거에 매달려 국제정세변화를 읽지 못한 당시 우리 지도층의 우물 안 개구리식 안목이 초래한 되풀이 되지 말아야할 비극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는 주로 국내적 이슈를 중심으로 이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후보자가 선출되는 경향이 있다. 외교문제가 이슈화되는 경우도 주로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제기되곤 하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금년선거에서도 양극화해소, 경제민주화, 복지 등 주로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선거이슈가 형성되고 있다. 한미FTA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였으나 논란의 초점은 우리의 외교전반과 관계되는 맥락이 아니라 국내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이 되고 있다.

금년 양대 선거에서는 우리 국민이 앞으로 4-5년간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예상되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국내이슈 해결능력과 함께 국제적 식견을 가진 인물에게 투표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외협력팀>

콘텐츠담당 : 대외협력팀(T.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