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세포 내 CRBN 단백질의 신경염증 조절 기전 규명
-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기반 기술 마련 -
(왼쪽부터) 박성규 교수, 강정아 박사과정생, 박상헌 박사과정생
□ GIST(광주과학기술원‧총장 문승현)는 박성규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이 면역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CRBN* 단백질이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 활성을 조절하여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가 가능함을 규명하였다고 밝혔다.
* CRBN(cereblon): 면역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1950년대 사지기형을 유발하였던 탈리도마이드 약물의 타깃으로 밝혀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세포내 고유 기능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 T세포 : T림프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림프구중 4분의 3을 차지하며 백혈구 중에서도 30% 정도를 차지한다. 주로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며 면역 기능이나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다.
*** 다발성경화증 :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약물*은 CRBN에 결합하여, 표적 단백질 분해 과정 중, 분해대상이 아닌 단백질까지 분해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 약물은 1950년대 태아의 사지기형을 유발하였으나, 현재는 제한적으로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약물 : 1950년대 진정제로 사용했던 약물로, 특히 임산부에 많이 처방되었던 약물이나, 사지발달장애등의 기형을 유발하여 퇴출되었던 약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발성 골수종과 면역 결핍 환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o 특히 탈리도마이드 계열 약물은 T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그러나 CRBN의 T세포 내 고유 기능은 면역조절약제 표적으로서의 역할에 비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림 1] CD4+ T세포 내에서 새로운 CRBN의 활성화 조절 기전. 면역세포 중 하나인 CD4+ T세포의 표면의 T세포 수용체와 항원제시세포의 결합에 의한 신호가 발생한 후 CD4+ T세포 활성화를 위한 세포 표면 Ca 채널에 의한 세포 내로의 Ca2+ 흐름이 발생하고 이와 동시에 세포 표면의 K+ 채널은 K+을 세포 밖으로 이동이 발생한다. 이 때 CRBN은 세포 핵 내에서 유전자의 K+ 채널 발현조절 부위의 후생학적 변형을 통한 발현 억제를 진행하고, 이에 의해 K+ 채널의 발현 감소로 K+의 세포 밖으로의 이동이 저해되면 이것과 연동된 Ca2+의 세포 내로의 이동도 저해되면서 CD4+ T세포의 활성화가 조절 된다.
□ 이에 연구팀은 CRBN 결핍 쥐의 CD4+ T세포(이후 T세포)*를 이용, CRBN이 결핍되면 T세포에서 Kv1.3**라는 칼륨 이온채널***의 발현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T세포가 활성화 되어 신경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 CD4+ T세포 : 항원을 인지하여 활성화되면, 면역반응이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T세포의 일종이다.
** Kv1.3 : T세포에서 주로 발현되는 칼륨 이온채널
*** 칼륨 이온채널 : K+(칼륨)이 통과하는 이온통로가 있는 단백질로 세포 표면막이 존재한다.
o 연구팀은 CRBN이 Kv1.3라는 칼륨 채널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위치의 DNA 부위와 결합하여 주변의 히스톤 단백질*의 메틸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는 CRBN이 이 칼륨 채널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도록 응축시키는 후성 유전적 발현 조절**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 히스톤 단백질 : DNA 사슬이 감기는 실패 역할을 해서 DNA의 응축을 도와주는 단백질이다. 메틸화가 되면 주로 DNA가 응축되도록 하고, 아세틸화가 되면 주로 DNA가 느슨하게 풀리도록 한다.
** 후성 유전적 발현 조절 : 유전자의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o 따라서, CRBN의 결핍되면 칼륨 채널 유전자를 응축시키지 못하여, 칼륨 채널 유전자가 잘 발현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o Kv1.3 칼륨 채널의 발현이 증가하면 칼슘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T세포를 더욱 활성화시킨다. 이는 T세포 내 칼슘 농도의 증가가 T세포 활성을 위한 단백질들의 활성화를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림 2] CRBN 결핍 생쥐를 이용한 신경염증 모델에서의 증상 악화. 신경염증 모델은 대표적인 T세포 기반 자가면역질환 모델로 사람의 다발성 신경경화증을 모방한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 CRBN의 결핍은 T세포의 활성을 증가 시키며, 특히 IL-17을 분비하는 염증 유발 T세포의 증가가 두드러짐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CRBN이 자가면역 등의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조절인자로 작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o 위와 같이 T세포 활성화 시 대표적 자가면역질환* 모델인 신경염증 모델에서 쥐의 염증이 악화되었다. 즉 T세포에서의 CRBN의 결핍이 신경염증과 같은 자가 면역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자가면역질환 : 면역체계가 몸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
o 이는 CRBN이 후성적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T세포를 항원에 대한 활성 민감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는 둔감하게 제어하여 자가면역질환을 완화시키고, 백신에 반응하는 T세포는 민감하게 제어하여 백신의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 박성규 교수는“이번 연구는 탈리도마이드 계열 약물의 표적으로 밝혀진 CRBN 단백질이, T세포 활성 관련 유전자의 후성 유전 조절에 관여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라며 “CRBN 조절을 통해 T세포의 활성 민감도를 조절하여, T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 기술과 T세포 기반 면역 질환 억제 기술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 GIST 실버헬스바이오연구사업 (센터장 전장수) 및 교육부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 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센터장 전영수)의 지원을 통해 거둔 이번 연구성과는 다학제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21일자로 게재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