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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중호 총장, 전자신문 월요논단 기고 : 과학고-대학, 상생해야

  • 장은빈
  • 등록일 : 2011.02.16
  • 조회수 : 2161

 

[월요논단] 과학고-대학, 상생해야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이룩한 과학 기술의 발전은 우리 스스로 생각해봐도 실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흑백TV를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야 했던 국가에서 불과 50여년 후인 21세기 초 최첨단 분야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로 발전했으니 말이다.

 

1950년대에 우리보다 조금 앞서 있었거나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가 아직 고만고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비해 유독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이러한 경이적인 발전의 요소에는 다름 아닌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큰 문제가 있고 비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그동안의 국가 발전의 주축이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자연히 자연과학에 관심도가 낮아지고 우수 재원이 자연과학 이외의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일어난 일이다.

 

우리나라가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계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과학고를 설립하고 집중투자를 한 것은 매우 좋은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본래취지는 탈색되고 과학고가 대학입시의 준비기관으로 전락한 것은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과학고 학생이 2학년에 대학을 진학할 수 있게 한 제도는 본래의 창의적이고 심층교육을 실시한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3년의 교육과정을 거의 1년 반 만에 교육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을 낳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에 선행학습을 실시해 암기 위주의 교육만 받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구나 대학입시에 필요한 문제 풀이까지 추가로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과학 교육과 연구를 실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수한 학생이 조기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은 필요하기는 하지만 모든 학생이 1년 반 만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창의적이고 심층화된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고자 하는 과학고의 본래 취지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고 교육의 문제는 비단 과학고에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 모든 제도는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어서 당초 설계된 대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입시에 매달려 있는 실정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란 매우 어렵다. 과학고의 경우도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대학도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은 고등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학의 설립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은 고교졸업생을 선발해야 하지만 오직 성적에만 의지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폐단을 시정하려는 노력이 없이는 과학고등학교 교육이 정상화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도 그 대학에 알맞은 학생을 선발할 수 없다.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서로가 패자(敗者)가 되고 말 것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서로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이렇게 하는 것이 과학고와 대학의 교육을 정상화하는 정도(正道)가 될 것이다.

 

기고문 링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101300004)

콘텐츠담당 : 대외협력팀(T.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