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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를 (광남일보 기고, 남궁수 행정원)

  • 남궁수
  • 등록일 : 2012.01.11
  • 조회수 : 2664

 

[현장에서] "돈"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를

 

GIST 남궁수 행정원

작년 한해는 유난히도 자살이나 사망사건이 많았던 것 같다.
 
3월에는 KAIST 학생들의 자살사건이 있었고, 5월엔 GIST 백운출 교수님이 별세했다. 이어 대전에서는 젊은 검사가 초임지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다.
 
모두들 인생을 적당히, 편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라 너무도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다가 당한 일들이라서 더욱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으니 인생에 대한 철학도 조금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 시대 최고의 이데올로기는 먹고사니즘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한번 뛰어보자", "세계 최고, 국내 최고를 위해 실적 한번 내보자" 등 생존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구도를 설정하는 이같은 말들에 우리는 너무도 적응하고 순응하고 살지는 않았을까.
 
"서로 상생(相生)하고 동반 성장하자"라고 하면 너무 낭만적인 표현일까.
 
GIST에서는 매년 연말이 되면 건강검진을 실시하는데 많은 교수들과 선배 직원들이 무섭고 두렵다고들 말한다. 세월의 훈장처럼 자신의 몸 속에서 병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필자는 지난 주말 다섯 살 아들 녀석하고 "뽀롱뽀롱 뽀로로"라는 만화영화를 함께 시청했다. 꼬마펭귄 뽀로로가 하늘을 날기 위해 등 뒤에 날개도 달아보고, 언덕에서 점프도 해보지만 도저히 하늘을 날 수 없다. 매번 실패해 맨땅에 헤딩하고 좌절한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일을 시도하는 도중 우연히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 뽀로로는 펭귄인지라 바다에서는 너무도 쉽고 자유롭게 헤엄을 치게 되고 결국 즐겁게 놀게 된다. 못하는 일을 억지로 하기 보다는 잘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작가의 의도인 것 같다.
 
공자는 논어에서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라고 말한다.
 
새해가 되면 모두들 야심찬 계획들을 준비한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한발짝이라도 더 뛰기 위해 계획하고 노력한다.
 
우리 주위에서 보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도 많다. 우리가 너무 세속적인 삶을 기준으로 인생의 가치를 재단하다보니 자연히 돈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돈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좀 자유로운 자세를 지녔으면 좋겠다.

 
흙을 밟으면서 느끼는 따스함, 고요한 숲속에서 쏟아지는 별무리를 보면서 보내는 밤 등. 돈만큼이나 비슷한 가치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다원주의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부자되세요"보다는 "행복하세요"가 훌륭한 덕담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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